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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 없는 일이 항상 뒤로 밀렸습니다

멈춘 3개월과, 다시 시작하며 바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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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성구의 인디웨이, 성구입니다. 마지막으로 보낸 게 5월 11일, 다낭에서 쓴 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딱 3개월 만이네요.

뉴스레터 플랫폼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먼저 이 이야기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쉬는 동안 뉴스레터를 자체 플랫폼으로 옮겼습니다.

1년 넘게 쓰던 Ghost를 이번 달 초에 해지했어요. 처음에는 발행을 꾸준히 하려면 안정적인 플랫폼을 쓰는 게 낫겠다 싶어서 월 11달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구독자도 몇 분 안 되고 발송도 뜸한데 매달 나가는 돈이 점점 아깝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그냥 계속 냈을 거예요. 직접 만드는 쪽이 더 번거로운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그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클로드 코드에 기존 주소만 주고 글을 전부 가져와 새 사이트를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배포는 Vercel, 도메인은 Cloudflare, 발송은 Resend로 붙였고요.

구독료도 아꼈고, 데이터 관리도 온전히 제 손에 남았죠. 이제 원하는 걸 원하는 대로 추가하고 고칩니다.

메일로 받아보시는 분들은 발신 주소도, 디자인도 예전과 다를 거예요. 혹시 스팸함에 들어가 있었다면 '스팸 아님'으로 옮겨주세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냐면요

일이 없어서 안 쓴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세 번째 책이 이번 주에 나옵니다. 클로드로 콘텐츠 업무를 자동화하는 입문서예요. 5월에 다낭에서 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던 그 원고입니다. 6월에 초안을 넘기고 7월 말에 교정까지 마쳤어요. 사실 클로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는 바람에 출간이 예정보다 늦어졌는데, 그사이 있었던 큰 변화와 업데이트를 모두 반영했습니다.

기업에 납품하는 VOD 강의도 두 편을 찍었어요.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것도, 촬영 전에 메이크업을 받아보는 것도 다 처음이었습니다. 조명 아래 카메라 앞에 서서 말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체력을 쓰더라고요.

그사이 기업 교육 한 곳을 4주 동안 진행했고, 사내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외주가 하나 들어왔고, 도서관 강연도 하나 잡혔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부터는 전국대회 심사위원으로 일주일 다녀옵니다.

전부 감사한 기회들이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활동해온 덕에 좋은 기회가 계속 생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처음 해보는 경험도 많았고요.

프로덕트도 계속 실험하고 있습니다. 요즘 벌여놓은 걸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Micro SaaS - 카드뉴스를 만드는 콘텐츠로그, 독서를 기록하는 북로그,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프로덕트로그, 그리고 이번 달에 시작한 소설 집필 도구까지. 제가 직접 쓰는 도구들을 만들고 있어요.
  • Web - 남들 다 하는 사주 서비스도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 Apps - 토스 미니앱인 앱인토스부터 iOS, 안드로이드까지 다양한 앱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 수익형 웹 - 서버도 DB도 결제도 없이 광고만 붙인 계산기와 미니게임 사이트를 만들어봤습니다.

다 굴러가고는 있는데, 어느 하나 크게 터진 건 없습니다. 소소하게 수익은 나지만 솔직히 쉽지 않네요. 그래도 꾸준히 실험해보려고요.

데드라인이 정해진 일만 지켰습니다

그래서 왜 3개월이나 뉴스레터를 멈췄냐면요.

지난 몇 달을 돌아보니 규칙이 하나 보이더라고요.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일은 하나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원고 마감, 촬영 일정, 강의 날짜, 납품일. 함께 일하는 분들과 약속한 날이라 어떻게든 지켰어요.

반대로 제가 날짜를 정해야 하는 일은 전부 멈췄습니다. 뉴스레터도, 유튜브도, 프로덕트 출시도요. 7월 한 달은 뉴스레터 0회, 유튜브 0회였습니다.

들어온 일이 나쁜 일이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다 좋은 기회였고, 그래서 더 잘 해내고 싶었어요.

다만 데드라인을 어기면 연락이 오는 일이 있고, 어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바쁠 때 밀리는 건 언제나 후자예요.

혼자 일하면, 데드라인이 있는 일이 없는 일을 항상 앞섭니다.

문제는 데드라인이 없는 쪽이 대체로 제가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데드라인이 정해진 일은 대체로 당장 돈이 되는 일이기도 해요. 저도 이번 달을 살아야 하니까요. 예전에 성장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쓴 적이 있는데, 그 상태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생존을 위해 일하다 보니, 제가 만들어가는 일보다 감사하게 들어온 기회를 먼저 붙잡게 되더라고요.

물론 약속한 일도 경험으로, 경력으로 남습니다. 다만 차이가 하나 있어요. 약속한 일은 당장 돈이 되고, 제가 만들어가는 일은 쌓여야 돈이 됩니다.

생각보다 저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밀리는 순서만 문제였던 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가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낮에 약속한 일을 처리하고 밤에 제 것을 만들면 되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안 되더라고요.

7월에는 기상 시간이 한 달 내내 뒤로 밀렸습니다. 운동은 한 날보다 안 한 날이 많았고, 월말에는 결국 아파서 몸져누웠습니다. 일이 안 된 게 아니라, 일할 몸이 안 됐던 겁니다.

그래서 8월에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잘 자고, 잘 일어나고, 잘 먹는 걸 일보다 위에 뒀어요. 이번 달부터 주짓수를 시작해서 주 세 번씩 나가고 있고, 밥도 되도록 집에서 건강하게 먹으려고 합니다.

거창한 계획은 아니에요. 다만 3개월 멈춰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관리해야 할 게 일정만이 아니라 체력이라는 걸요.

격주로 다시 씁니다

발행 목표는 낮췄습니다. 주 1회를 목표로 하다 3개월을 쉬는 것보다, 격주로 계속 쓰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어요. 지킬 수 있는 양이 아니면 데드라인을 걸어도 소용없으니까요. 뭐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음 호에는 8월에 있었던 일 하나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들어온 일들이 전부 제품이 아니라 책과 교육에서 왔거든요. 2월에 만드는 건 쉬워졌다, 진짜 어려운 건 그다음이다라는 글을 썼는데, 그 글의 6개월 뒤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격주로 찾아뵐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구의 인디웨이]